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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국제회계기준

1993년,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자산주 열풍으로 들썩였다.

당시 자산주 열풍을 이끈 만호제강은 2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성창기업이 25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자산주에 리스트를 올린 종목들은 너 나할 것 없이 경이로운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열풍을 넘은 광풍이었다. 이러한 자산주 열풍을 몰고 온 원인 바로 증권거래법 200조가 폐지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증권거래법 200조는 어떤 개인이나 단체도 특정 기업의 주식을 10% 이상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었다. 따라서 증권거래법 200조가 폐지되면 누구나 기업의 지분을 많이 보유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돈 많은 외국인들이 특정 기업을 노리고 매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당연히 외국인들의 어떤 기업을 매수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그 해답으로 자산가치가 높은 기업이 대상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자산가치가 높은 기업이란 기업이 갖고 있는 땅과 건물 같은 자산의 가치가 높은 기업이다. 쉽게 말해 시가총액이 1000억 원인 기업이 있는데, 이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와 건물만 팔아도 2000억 원이 생긴다면 이 기업은 훌륭한 자산가치 기업이고, 이 기업의 주식은 훌륭한 자산가치주라는 것이다. 즉 외국인들이 이런 자산가치주를 사들여 그 기업의 지분을 마음껏 늘린 다음 해당 기업을 부도 시켜 청산해버리면 순식간에 1000억 원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가 주식시장을 지바하자 너도나도 자산가치주들을 찾기 시작했고, 이렇게 시작된 자산주 열풍으로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던 성창기업과 만호제강은 유례없는 20일이 넘는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게 되었던 것이다.

IFRS 도입, 그리고 자산 재평가의 위력 

1993년은 자산주 열풍의 원인은 증권거래법 200조의 폐지였다. 중요한 것은 2010년에도 이와 같은 자산주 열풍을 이끌만한 주인공이 등장했다. 바로 '국제회계(IFRS)'의 도입이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1993년에는 소무느로 그쳤고, 실제 증권거래법 200조의 폐지는 한참 뒤인 1997년에 가서야 이루어졌지만, 국제회계기준 도입은 2011년부터 시행되기로 결정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 국제회계기준이 자산주 열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말인가? 그것은 바로 '자산재평가'에 있다. IFRS가 도입되는 동시에 기업들도 자산을 재평가하고 이로써 기업의 숨겨진 자산의 가치를 시장이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 재평가란 말 그래도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건물이나 토지 같은 자산을 다시 평가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자산 재평가가 그동안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맞다. 2001년 이후 우리나라 기업회계 기준에서는 자산 재평가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평가를 인정하지 않은 이유는 크게 다음과 같다.

기업이 본업보다 부동산투자에 열중하는 문제

자산재평가를자산 재평가를 통해 부채비율이 낮아진 기업들은 이를 토대로 차입자본을 끌어들여 더욱 많은 부동산을 취득한다. 자산 재평가를 하면 대게 회사의 건물이나 토지의 가격이 올라가게 마련이니 기업들은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다시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부동산 투자에 맛 들인 기업은 본언에 소홀하게 될 뿐만 아니라 실제로 기업들의 이런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둘째, 자본잉여금에 포함되는 계정인 재평가 적립금을 통해서 무상증자를 할 수 있었는데, 이를 변칙증여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이 발생하였다. 이밖에도 유형자산의 평가 등 다른 여러 문제로 말미암아 자산재평가 제도는 폐지되었다. 이런 부작용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 회계기준은 취득원가주의로 회귀했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자산은 처음 매입한 가격 그대로 유지되었다. 따라서 기업이 보유한 토지의 가격이 크게 올라도 그 상승분이 장부에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2001년 100억 원짜리 땅이 현재 300억원으로 올랐어도 장부에는 여전히 100억 원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결국 기존의 회계제도가 기업의 실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장부는 국제회계기준(IFRS)을 2011년 도입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부 기업들은 이미 2008년부터 조기 도입을 하여 시행에 들어갔고,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을 도와주기 위해 정부에서는 원하는 기업은 자산 재평가만을 조기 도입할 수 있도록 했고, 자산 재평가를 통해 자산이 늘어난 기업들은 주가가 출렁거리기도 하였다.

조기 도입이고 의무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에 2009년 초부터 이루어진 자산 재평가는 일부 기업에서만 이루어졌다. 2010년 1월 31일 현재 160여 개 기업만이 자산 재평가를 했고 따라서 자산 재평가를 실시한 일부 기업들만 주가 상승을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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